서 론
청계산(淸溪山, 618m)은 서울시 서초구 남쪽에 위치한 산이며 성남시와 과천시 그리고 의왕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청계산이라는 이름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맑아 청계(淸溪)라는 이름으로 불렀으며 조선시대에 푸른 용이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어 청룡산이라고도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청계산은 남쪽으로 긴 능선이 이어지며 망경대(望景臺, 618m), 옥녀봉(玉女峰, 375m), 청계봉(淸溪峰, 582m), 이수봉(二壽峰, 545m) 등의 여러 봉우리가 이어져 있다. 망경봉은 고려가 망하자 조 윤(趙 胤)이 청계산 정상에서 북쪽에 위치한 고려 수도를 바라보며 세월의 허망함을 탄식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이수봉은 무오사화(戊午士禍)에 연루된 정 여창이가 이곳에 숨어 위기를 두 번 모면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추사 김 정희는 청계산 옥녀봉 북쪽에 초당을 짓고 살았다.
청계산에서 발원하는 수계는 수량이 적은 소규모 하천으로 안양천과 탄천으로 유입되어 한강으로 합류된다. 청계산은 대도시와 접하고 있으며 계곡을 중심으로 외래동물이 무분별하게 방생되어왔으며 계곡 주변의 생물상, 도시화,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하여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본 조사는 종합적인 생태 학술조사를 통해 생태계의 생물다양성 실체 파악과 훼손된 지역의 생태계 복원에 대한 생태학적 자료 확보 및 이를 통한 자연환경보전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어류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방법
현장 조사는 2020년 7월 23~24일, 2020년 9월 12~13일에 걸쳐 실시하였다. 조사 지점은 청계산에서 발원하여 안양천으로 유입되는 청계사천(St. 1, 2)과 학의천(St. 3, 4), 탄천으로 유입되는 금토천(St. 4, 5, 6), 양재천으로 유입되는 여의천(St. 8, 9) 등에서 총 9개 지점을 선정하였다(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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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1: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31, 37〫 24′25.3″N, 127〫 01′52.3″E(청계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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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2: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865, 중청계교, 37〫 24′14.7″N, 127〫 00′51.4″E(청계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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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3: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 965-270, 바라제2교, 백운저수지 유입수, 37〫 22′29.1″N, 127〫 00′30.9″E(학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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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4: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514-12, 포일교, 37〫 23′32.2″N, 126〫 59′05.4″E(학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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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5: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626-7, 37〫 24′14.6″N, 127〫 04′59.9″E(금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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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6: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224-8, 외동1교, 37〫 24′40.9″N, 127〫 05′11.2″E(금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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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7: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410-49, 37〫 24′30.1″N, 127〫 05′30.0″E(금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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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8: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원동 136-7, 37〫 26′37.3″N, 127〫 03′33.9″E(여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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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9: 서울특별시 서초구 염곡동 243-1, 37〫 27′30.4″N, 127〫 02′57.1″E(여의천)
유폭과 수심은 조사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조사 지점 간 비교의 의미가 크다. 하상구조는 Cummins (1962)의 방법 즉 큰 돌(256mm 이상), 작은 돌(256~64mm), 조약돌(64~16mm), 자갈(16~2mm), 모래(0.1~2mm), 진흙(펄, 0.1mm 이하) 등의 분류법을 이용하여 그 비율로 표시하였다. 수온, 용존산소, 전기전도도, pH 등은 2020년 7월 23~24일에 다중측정기(YSI 556MPS,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어류의 채집은 투망(망목 7×7mm)과 족대(망목 5×5mm)를 사용하였다. 대부분 개체는 현장에서 동정 및 계수한 후 방류하였고, 일부 개체는 10% 포르말린 용액에 고정하여 실험실로 운반하여 동정․ 분류하였다.
어류의 동정에는 국내에서 현재까지 발표된 검색표(김, 1997; 최 등, 2002; 김과 강, 1993; 김 등, 2005)를 이용하였고, 분류체계는 Nelson (2006)을 참조하였다.
각 조사 지점의 어류 군집을 분석하기 위해 각 조사지점에 대하여 우점도지수(McNaughton, 1967), 종다양성지수(Pielou, 1966), 균등도(Pielou, 1975), 종풍부도(Margalef, 1958) 등을 조사하였다.
결과 및 고찰
본 조사에서 측정 또는 관찰된 각 조사 지점의 어류 서식환경은 다음과 같다. 이 중에서 수심과 유폭은 강우량에 따라 크게 변화하므로 각 조사 수역의 상대적 비교의 의미가 더 크며, 현장 수환경 조사는 2020년 7월 23~24일에 실시하였다(Table 1). 유폭은 1~1.5m로 청계사천 최상류역인 청계동(St. 1)에서 가장 좁았고, 학의천 중류역인 포일동(St. 4)에서 50~70m로 가장 넓었다. 학의천 중류역을 제외한 모든 조사 지점의 유폭은 3m 이내로 매우 좁은 소하천이거나 산간계류역이었다. 수심은 모든 조사 지점에서 10~30㎝ 이내로 매우 좁았다. 따라서 St. 4을 제외한 모든 지점은 수량이 매우 적은 상태의 소규모 수역이었다. 하상구조는 큰돌, 작은돌, 조약돌, 자갈, 모래, 펄 등이 다양하게 분포하였으며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된 포일동(St. 4)에서 가장 다양하였다. 이는 하천 바닥에 큰돌이 부분별로 매립되었고 자연석으로 된 징검다리를 설치하여 하상구조의 다양성이 증가하였다. 대부분이 조사 지점에서 작은돌, 조약돌, 자갈이 풍부하였는데 이는 조사 수역이 하천 상류역에 위치하며 하도의 경사가 높았기 때문이다. 수온은 21.3~28.7℃로 청계사천 상류역 산간계류인 청계동(St. 1)에서 수온이 가장 낮았고 금토천 중류인 금토동(St. 7)에서 가장 높았다. 전기전도도는 108~483μs/cm로 조사 지점에 따라 차이가 컷으며 금토천(St. 6, 7), 학의천 중류(St. 4), 여의천 중류(St. 9) 등에서 다소 높았다. 용존산소(DO)는 9.6~12.1mg/cm로 비교적 높았으며, 어류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수체의 흐름이 원활하고 유기물 오염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수소이온농도(pH)는 6.4~8.2로 산성과 알칼리성이 강하지 않아 어류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상태를 나타내었다. 본 조사 수역 중 소규모 산간계류인 청계동(St. 1)과 금토천 상류인 금토동(St. 5)은 자연 상태의 수환경을 유지하고 있으나 학의천 중류(St. 4)와 학의천 상류(St. 3)는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한 상태이다. 그 외의 조사 지점은 도심과 접하고 있거나 도심 내 수역으로 하천 정비가 이루어진 상태이었다. 수량이 매우 적은 상태에서 유로를 직선화 및 평탄화하여 수심이 일률적으로 매우 얕아 어류가 서식하기에 부적합한 환경으로 변하였다. 또한 하상과 수변부에 규모가 큰 자연석 암석이 매립되어 어류의 서식공간이 사라졌으며, 또한 어류 미소서식지가 형성되지 않아 다양한 어류가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하였다.
조사기간 동안 출현한 어종은 총 8과 18종 997개체이었다(Table 2). 잉어과(Cyprinidae)에 속하는 종이 7종(38.9%), 망둑어과(Gobiidae)에 속하는 종이 3종(16.7%)이었고, 미꾸리과(Cobitidae)와 검정우럭과(Centrarchidae)에 속하는 종이 각각 2종(11.1%)이었다. 그 외에 종개과(Balitoridae), 송사리과(Adrianichthyidae), 동사리과(Odontobutidae), 버들붕어과(Belontiidae) 등에 속하는 종이 각각 1종(5.6%)이었다. 잉어과에 속하는 종이 가장 풍부하였다. 출현한 어종 중 법정보호종인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속하는 종의 출현은 없었다. 한국고유종에 속하는 종은 얼룩동사리(Odontobutis interrupta) 1종으로 고유화빈도가 5.6%로 매우 낮았다. 고유화빈도가 높을 경우, 해당 수역의 어류상 특징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 1980). 따라서 본 조사지역은 한강으로 유입되는 하천의 어류상 특징을 잘 유지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인위적인 영향에 의해 하천정비, 수질오염, 외래종 유입, 부적절한 자연형 하천복원 등으로, 이들 수역에 서식하던 한국고유종은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출현한 18종 대부분은 하천정비 및 수질오염에 내성이 매우 강한 어종들이다. 이들 어종 이외의 종은 수환경 악화로 인해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외래종이며 생태계교란 야생생물에 속하는 종에는 블루길(Lepomis macrochirus)와 배스(Micropterus salmoides) 2종이 출현하였다. 이들 어종은 모두 학의천 중류인 포일동(St. 4)에서 출현하였고 블루길은 3개체, 배스는 4개체로 출현 개체수가 적었다. 이들 개체는 상방에 위치한 백운저수지에서 장마 시 방류수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생각된다. 본 조사 수역은 수심이 얕고 유속이 빠른 하천이므로 배스와 블루길은 정착하여 서식하기에는 부적합하며 일시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청계산에서 발원하는 소규모 하천 상류역의 어류상은 수원시에 위치한 칠보산에서 발원하는 하천의 어류상(변, 2019)과 매우 유사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청계산과 칠보산에서 발원하는 소하천의 수환경이 거의 동일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출현한 18종 중 개체수 구성비가 풍부한 어종은 버들치(Rhynchocypris oxycephalus, 43.3%), 피라미(Zacco platypus, 35.7%), 밀어(Rhinogobius brunneus, 4.9%), 쌀미꾸리(Lefua costata, 3.0%) 등이었다(Fig. 3). 이들 어종이 본 조사 수역에 서식하는 어종 중 가장 대표적인 종으로 생각된다. 반면 개체수 구성비가 1.0% 이하로 희소종에 속하는 종은 잉어(Cyprinus carpio), 붕어(Carassius auratus), 미꾸라지(Misgurnus mizolepis), 대륙송사리(Oryzias sinensis), 블루길, 배스, 갈문망둑(Rhinogobius giurinus), 버들붕어(Macropodus ocellatus) 등이었다. 수질오염에 내성이 강하고 수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는 어종이 우세하였다.
조사기간 동안 각 조사 지점별로 우점종과 아우점종은 출현한 종의 개체수로 산정하였다(Table 3). 우점종은 버들치(St. 1, 5, 6, 7), 밀어(St. 3), 피라미(St. 4, 8, 9) 등이었다. 버들치는 소규모 지류 중 상류역에 위치한 수역에서 우점종으로 출현하였다. 밀어는 학의천 상류인 학의동(St. 3)에서 우점종으로 출현하였는데 이는 백운저수지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백운저수지에 다량으로 서식하는 밀어가 유수역이며 하상에 자갈이 풍부한 저수지 유입 하천에서 산란하여 어린 치어가 St. 3에서 다량 채집되었기 때문이다. 하천 최상류 하방은 하천 정비와 자연형 하천 복원이 이루어진 수역으로 인위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이들 수역에서는 피라미가 우점종이었다. 아우점종은 쌀미꾸리(St. 1, 6), 얼룩동사리(St. 2, 9), 미꾸리(Misgurnus anguillicaudatus, St. 3), 모래무지(Pseudogobio esocinus, St. 4), 피라미(St. 5, 7), 돌고기(Pungtungia herzi, St. 8) 등이었다. 아우점종은 조사 지점에 따라 다양하였으며, 유기물 오염에 내성이 강한 어종이었다. 이들 어종은 수환경이 교란되고 수질이 악화된 도심 주변 하천의 상류역에서 우점종 및 아우점종으로 주로 출현하는 어종이었다.

어류 군집에 있어 종다양성지수, 균등도지수, 풍부도지수 등의 수치가 높으면 안정적이고 양호한 상태를 나타내게 된다. 일반적으로 종다양성지수로 이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우점도는 0.80~1.00로 St. 1에서는 버들치와 쌀미꾸리 2종만 출현하여 가장 높았고, St. 4에서 가장 낮았다. 전반적으로 우점도지수가 매우 높았는데, 이는 우점종과 아우점종의 출현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종다양도는 0.29~1.18로 학의천 중류인 St. 4에서 가장 높았다. 학의천 중류인 지점(St. 4)을 제외한 전 조사 지점은 종다양성지수가 1.0 이하로 매우 낮았는데, 이는 출현종이 적었으며 또한 우점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균등도는 0.28~0.52로 St. 3에서 가장 높았다. St. 3에서 출현한 4종 각각의 출현 개체수가 50개체 이하로 개체수 구성비가 비교적 비슷하였기 때문이다. 종풍부도는 0.20~1.84로 지점 St. 4에서 가장 높았고, 그 외 지점에서는 대부분 1.0 이하로 낮았다(Table 4). 조사 지점 중 학의천 본류 중류역인 St. 4에서 어류군집의 안정성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 수역 전체의 우점도는 0.79, 종다양도 1.53, 균등도 0.53, 종풍부도 2.46이었다. 인접한 수역으로 수원시에 위치하며 칠보산 일대에서 발원하는 수역의 어류군집 지수는 우점도 0.68, 종다양도 1.69, 균등도 0.61, 종풍부도 2.42이었다(변, 2019). 칠보산과 청계산 유역의 어류 군집지수는 큰 차이 없이 매우 유사하였는데 이는 현재 두 지역의 수환경이 매우 유사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청계산에서 발원하여 안양천과 탄천으로 유입되는 하천은 수량이 매우 적은 소규모 하천이다. 상류역은 갈수기에 건천화되는 부분이 많으며, 수량이 다소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수역은 마을 주택지와 도심지를 통과하게 된다. 이들 수역은 하천정비와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된 상태이며 다양한 어류가 서식할 수 있는 수질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상은 평탄화되었고 수심이 일률적으로 낮아져 하천 바닥과 수변부에 길이가 1m 이상되는 암석이 매립되었다. 그 결과 수심이 20cm 이내로 얕아져 있었으며 어류가 서식할 공간이 사라져 다양한 어종이 서식할 수 없는 수환경으로 변하였다. 따라서 하천정비 및 자연형 하천복원 공사 시 여울과 소 등 다양한 미소서식지 조성, 유폭은 좁아도 되나 수심이 20㎝ 이상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