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일반적으로 담수생태계란 하천과 소규모 산간계류 등과 같은 유수 생태계와 호수나 연못과 같이 일부 정체된 정수 생태계의 통합적인 하천생태계 의미를 지니고 있다(Allan, 1995; Hynes, 1970). 이러한 하천생태계는 외부 대기환경과 단절된 상태의 특수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주변 수환경의 영향을 계 내에서 연속적, 지속적으로 수용하고 있어 매우 복잡한 생태계이다. 또한 하천생태계는 유로를 따라 수환경 요인이 시간의 추이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Allan, 1995; Cummins, 1962; Vannote et al., 1980).
수서생물들은 수환경의 물리적 환경특성에 적응하여 진화해 왔고, 담수생태계의 생물 구성원 중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가장 높은 종다양성과 개체수 현존량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정수와 유수생태계의 다양한 서식처에 적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차 또는 2차 소비자로서 영양단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Pennak, 1989).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생활사가 짧으며 정량채집이 용이하고, 많은 종류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분포를 달리하므로 수질과 환경변화의 지표생물로서 많이 이용된다(Ward. 1992).
청계산은 서울특별시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 의왕시의 경계에 걸쳐 있는 고도 616m의 산이며 접근이 용이하고 맑은 물과 잘 발달한 산림 때문에 등산객들의 이용이 많다. 자연림은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생물종 다양성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청계산은 이러한 자연림 비율이 약 70%로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청계산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선정되었으며,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생물다양성 또한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하다(김, 2013). 그러나 이전부터 일부 등산객들에 의한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견(반 등, 2008)과 산지의 면적이나 고도에 비해 시설물의 수가 너무 많다는 의견(공 등, 2014)이 있었다. 또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선정된 이후의 청계산 일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상에 대한 종합적 조사는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는 2020년 시행된 과거 조사(공 등, 2020)와의 비교를 통해 수서생물상 변화 여부를 관찰하여 그 특성을 제시하고, 향후 이러한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데에 기초 자료로서 활용되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방법
본 연구의 조사지점은 과거 조사(공 등, 2020)에서 수행된 조사지점과 동일한 장소를 선정하여 진행하였다(Table 1).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채집은 Surber net(30 × 30 cm)을 이용하여 흐름, 여울, 소를 구분하여 채집하였으며, 채집된 채집물은 현장에서 95% 에탄올에 담아 고정한 후 실험실로 옮겨서 분류 및 동정하고 80% 에탄올에 보관하였다. 이후 수서곤충검색도설을 참조하여 동정하고 출현 개체수를 산정 후 군집분석을 실시하였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동정은 Merrit and Cummins(1984, 1996), Kawai(1985, 2004), Yoon(1988, 1995), Kwon(1990), Kwon et al.(1993, 2001), Jung(2003), Won et al.(2005), 권 등(2013), 김 등(2013), 박 등(2013) 등에 준하여 광학현미경(Nikon Eclipse 80i) 및 해부현미경(OLYMPUS SZX-16) 하에서 동정하였다. 분류체계로서 가장 최근의 국가생물종목록(환경부-국립생물자원관, 2021)에 의거하여 작성 및 정리하였다.
우점종은 동일 지역에서 출현한 개체수의 비율을 고려하여 선정하였으며, 우점도 지수는 Naughton's dominance index(DI)의 방법에 의하여 산출하였다(McNaughton, 1967). 종 다양도는 Shannon - Wieaner Function(H') (Shannon & Wiener, 1949)을 따랐고 균등도는 Pielou(1966), 종풍부도는 Margaref(1958)의 계산에 따랐다(Ludwig et al. 1988).
우점도는 환경의 변화가 악화될수록 특정종의 우세가 나타나므로, 어떤 우점종이 군집에서 가지는 상대적인 비를 산출한다면 환경의 변화에 대한 명료한 지표로서 이용될 수 있다. 이에 조사지점별로 개체수 현존량에 의하여 우점도를 산출하였다(McNaughton, 1967).
DI : 우점도 지수, N : 총개체수, ni : 제i번째 종의 개체수
다양도는 동물군집의 종 풍부도와 개체수의 상대적 균형성을 뜻하는 것으로 군집의 복잡성을 나타낸다. Margalef(1968)의 정보이론(information theory)에 의하여 유도된 Shannon-Weaver function(Pielou, 1966)을 사용하여 산출하였다.
H' : 다양도, S : 전체 종수, Pi : i번째에 속하는 개체수의 비율(ni/N)로 계산
(N : 군집내의 전체 개체수, ni: 각 종의 개체수)
균등도는 각 지수의 최대치에 대한 실제치의 비로서 표현된다. 각 다양도 지수는 군집 내 모든 종의 개체수가 동일할 때 최대가 되므로 결국 균등도 지수는 군집 내 종구성의 균일한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Pielou(1975)의 식을 사용하여 산출하였다.
J' : 균등도, H' : 다양도, S : 전체 종수
종풍부도 지수는 총 개체수와 총 종수만을 가지고 군집의 상태를 표현하는 지수로서, 지수값이 높을수록 종의 구성이 풍부하게 되므로 환경의 정도가 양호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본 조사에서는 대표적인 지수인 Margalef(1958)의 지수를 사용하여 산출하였다.
R1 : 풍부도, S : 전체 종수, N : 총 개체수
Kong et al.(2018)이 제안한 TESB를 산출하고 Table 2의 기준에 따라 환경상태를 평가하였다. 총 종수 산정 시 지표치가 미지인 종들은 각각 2점씩 부여하였다.
등급 |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총생태점수(TESB) | 환경상태 |
---|---|---|
A | 95 ≤ TESB | 매우 좋음 |
B | 70 ≤ TESB < 95 | 좋음 |
C | 30 ≤ TESB < 70 | 보통 |
D | 13 ≤ TESB < 30 | 나쁨 |
E | 0 ~ TESB < 13 | 매우 나쁨 |
TESB :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총생태점수, s : 총 종수,
Qi : i종에 대한 환경질 점수 (=1, 2, 3, 4, 5)
Kong et al. (2018)이 제안한 AESB를 산출하고 Table 3의 기준에 따라 환경상태를 평가하였다. 총 종수 산정 시 지표치가 미정인 종들은 제외하였다.
등급 |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평균생태점수(AESB) | 환경상태 |
---|---|---|
A | 3.7 ≤ AESB | 매우 좋음 |
B | 3.1 ≤ AESB < 3.7 | 좋음 |
C | 2.6 ≤ AESB < 3.1 | 보통 |
D | 2.1 ≤ AESB < 2.6 | 나쁨 |
E | 0~AESB < 2.1 | 매우 나쁨 |
AESB :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평균생태점수, s : 총 종수
Qi : i종에 대한 환경질 점수 (=1, 2, 3, 4, 5)
결과 및 고찰
전 조사지점의 환경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상태지만 일부 지점에서 유량 감소, 오염원의 유입 등 각종 환경압에 의한 일부 교란이 우려되었다. 하상 구조는 전반적으로 다양하여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이 서식하기 적합한 환경으로 판단되었다. 전 조사지점의 유량은 많지 않았고 대부분 산간계류의 형태를 보이므로 강우에 의한 유량 변동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탁도는 10 NTU 이하로 투명도는 높았으며 지점 5에서 일부 악취가 확인되었다.
지점 1은 주변으로 산책로와 도로가 인접해 있어 행락객의 이용도가 높았다. 수피도가 짙고 유량이 타 지점에 비해 안정적인 등 전반적으로 환경상태가 양호했다. 하상구조는 큰돌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수온은 전 조사지점 중 가장 낮았다.
지점 2는 근처에 소수의 민가가 존재했으나 인위적인 교란 행위는 확인되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환경상태가 양호했다. 유량은 타 지점 대비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며, 전 조사지점 중 수피도가 가장 옅어 수온이 높게 측정되었다.
지점 3은 주변으로 다수의 상가 및 음식점이 있고 콘크리트 도로가 인접하고 있었다. 탁도는 전 조사지점 중 가장 낮았고 하폭은 가장 넓었다.
지점 4는 각 구간별로 인공 소형 보가 설치되어 있었다. 환경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으며 전 조사지점 중 하상에 낙엽이 많았고 유량은 가장 적었다.
지점 5는 인근에 캠핑장(글램핑장)과 여러 농지가 인접해 있고, 상류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므로 교란이 우려되었다. 탁도는 전 지점 중 가장 높았고 기름 냄새 등 각종 악취가 발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Table 4).
조사 결과 총 3문 5강 11목 24과 38종 492개체가 서식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법정보호종과 한반도 고유종은 출현하지 않았으며,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은 쇠측범잠자리(Davidius lunatus), 어리장수잠자리(Sieboldius albardae), 총채민강도래(Amphinemura coreana), 진강도래(Oyamia nigribasis) 등 4종이 출현하였다(Appendix 1). 분류군별 종수는 하루살이목 13종(34.2%), 파리목 7종(18.4%), 날도래목 6종(15.8%), 강도래목 4종(10.5%), 잠자리목 2종(5.3%) 순으로 조사되었고, 비곤충류는 연체동물문 및 환형동물문 각각 2종(5.3%) 절지동물문의 갑각강 및 톡토기강 1종(2.6%) 순으로 확인되었다(Fig. 2).
각 분류군별 개체수는 하루살이목 269개체(56.7%), 파리목 177개체(37.2%), 강도래목 10개체(2.2%), 날도래목 9개체(2.0%), 잠자리목 3개체(0.5%)의 순으로 조사되었고, 비곤충류는 절지동물문 갑각강 15개체(0.8%), 절지동물문 톡토기강 4개체(0.2%), 환형동물문 3개체(0.2%), 연체동물문 2개체(0.1%) 순으로 확인되었다(Fig. 3).
본 조사 시 전체 지점을 대상으로 한 전반적 우점종은 개똥하루살이(Baetis fuscatus, 31.6%) 그리고 아우점종은 먹파리류(Simulium sp., 22.5%)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점별로 살펴보면 감초하루살이(St. 1), 개똥하루살이(St. 2, St. 5), 먹파리류(St. 3), 깔따구류(St. 4) 등이 각각 우점하였다(Table 6).
조사지점 중 지점 3과 지점 5에서 우점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지점 5는 다양도와 균등도,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평균생태점수(AESB)가 가장 낮았다. 그에 비해 지점 2는 각종 생물군집지수 및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총생태점수(TESB)가 가장 높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7).
청계산 일대의 TESB는 40.0~90.0이고, AESB는 3.31~4.24로 TESB는 지점 평균 C등급, AESB는 지점 평균 A등급으로 평가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전 지점 C등급 이상으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이 서식하기에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Table 8).
본 조사지역의 과거 조사(공 등, 2020)에서는 총 4문 7강 16목 42과 72종이 조사된 바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총 3문 5강 11목 24과 38종이 서식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과거 조사와 비교하여 본 조사 시 출현 종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였으나 이는 조사 시기의 차이에서 발생한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점 1과 지점 2의 종수 차이는 거의 없었으며 이 두 지점은 타 지점에 비해 환경이 좋고 유량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Fig. 4). 과거 조사와 비교하여 본 조사에서는 작은갈고리하루살이(Procloeon maritimum), 동양하루살이(Ephemera orientalis), 진강도래(Oyamia nigribasis), 명주각다귀KUa(Antocha KUa), 애아이노각다귀(Tipula (Yamatotipula),latemarginata latemarginata), 깔따구류 B(Chironomidae sp. B), 깔따구류 C(Chironomidae sp. C), 늪깔따구류(Tanypodinae sp.), 올챙이물날도래(Rhyacophila lata), 입술날도래KUa(Wormaldia KUa), 네모집날도래KUa(Lepidostoma KUa) 등 총 11종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조사 횟수 및 시기상의 차이가 있어서 면밀한 비교는 어려우나, 군집분석 결과 과거 조사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점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지점 1과 지점 2는 과거 조사의 표준편차 범위 내 포함되는 경향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다른 지점들에 비해 비교적 생물서식환경이 양호하고 유량 역시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지점 3~5는 과거 조사와 다소 차이가 났으나 지점 4의 경우는 지점의 환경 특성상 시기에 따른 유량의 감소에 특히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 외 과거 조사와 큰 차이를 보인 St. 3의 주변에는 상가와 음식점이 다수 존재하고, St. 5는 주변에 인접한 캠핑장과 농지 등이 존재하는 등 오염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쉬운 상태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Table 9). 추후 이러한 양상이 본 조사지점의 일반적 환경특성인지는 향후 장기 모니터링을 통하여 좀 더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TESB 및 AESB 생물등급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군집분석 비교와 유사한 특성을 나타냈다. 과거 조사와 비교하여 전체적으로 감소하였으나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값이 과거 조사의 표준편차 범위에 근접해 있으며 이는 조사 시기와 횟수 등에 따른 차이로 판단되었다(Fig. 5). 지점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지점 1~4의 경우는 대체로 과거 조사의 표준편차 범위 안에 들어가거나 수량 감소와 같은 시기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면 값의 차이가 크지 않은 등 대체로 유사한 양상을 나타내었다. 다만 지점 5는 TESB 및 AESB의 수치가 가장 높았던 과거 조사와 달리 본 조사에서는 가장 낮게 분석, 평가되었다(Table 10). 이는 지점 5 주변에 캠핑장과 농지 등과 같은 오염원 및 인근 상류부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등 최근 본 조사지점 인근에 각종 오염물질이 지속해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본 수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각종 유입 오염원 특성 및 수생태계 주요 생물군 파악을 통한 중장기 생태적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